탄핵심판을 기다리며 — 2025년 1월에서 3월까지
1월 광화문에서 3월 안국역까지, 같은 도시에서 같은 일을 반복했다. 그 반복 자체가 이 기록의 내용이다.

2025년 1월부터 3월까지, 나는 같은 일을 반복했다. 주말이 오면 나갔고, 사진을 찍었고, 한 줄을 적었다.
그때 올린 글들은 하나씩 보면 별 내용이 없다. “거의 다 왔습니다”, “내일은 꼭”, “믿어요” 같은 것들이다. 열여섯 개를 한 줄로 세워 놓으면 문장보다 간격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1월에 세 번, 3월에 열세 번이다. 장소는 광화문에서 서울광장으로, 안국역으로, 제주 시청으로 옮겨 다녔다.
1월 — 왜 다시 나갔는가 2025-01-17
1월 중순에 영상 하나를 공유했다. 계엄령 해제가 국회에서 의결된 뒤에도 국회를 향해 이동하던 군용차량이 2만 7천발의 탄약과 무기를 싣고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다음 주말에 나갔다.
경복궁역에서 광화문으로 2025-01-18
편의점에서 뭐 좀 사야하나 했는데 경복궁 역에서 나오자마자…. ㅎㅎㅎ 👍
광화문에서 서울광장까지 2025-01-18
그날 오후에 올린 캡션은 한 줄이 전부였다.
광화문에서 서울 광장까지 행진
3월 — 안국역 2025-03-01
1월 이후 6주가 비어 있다. 다시 기록이 시작되는 것은 3월 1일이다.
거의 다 왔습니다
종착지는 헌법재판소 앞 2025-03-02
다음 날 저녁, 전날 행진이 어디서 끝났는지를 올렸다.
어제 저녁 범시민대행진의 종착지 헌법재판소 앞 (안국역)
3월 8일 — 제주 시청 2025-03-08
한 주 뒤에는 서울이 아니었다.
오늘은 제주 시청입니다
3월 14일과 15일 — 광화문 2025-03-13
3월 13일 밤에 세 글자를 적었다.
내일은 꼭
영상 두 개 2025-03-14
다음 날 저녁 9시 55분, 영상 하나에 이름 하나만 적었다.
박주민!
그리고 날짜 하나 2025-03-14
한 시간 반 뒤에 올린 두 번째 영상의 캡션은 다섯 글자였다.
3월 14일
오후 6시 23분 2025-03-15
그다음 날인 15일에는 두 시간 남짓 사이에 다섯 번 올렸다.
수 많은 사람들로 코 끝이 찡함이 계속 이어집니다
오후 6시 46분 2025-03-15
행진 시작!! 1호차
오후 7시 17분 2025-03-15
도로를 가득 메운 행진
오후 8시 18분 2025-03-15
“3월 15일 광화문 300만 인파와 함께하는 행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오후 8시 41분 2025-03-15
23분 뒤, 얼마나 왔느냐는 질문에 답하듯 영상 링크를 하나 더 붙였다.
그래서 얼마나 왔냐구요? 가시는 분 오시는 분 끊이질 않았답니다
3월 말 — 두 줄 2025-03-28
3월의 마지막 기록은 두 개다. 28일 새벽에 한 마디.
믿어요
그리고 다음 날 2025-03-29
29일 저녁에 한 마디.
오늘이 마지막이 되길..
이 묶음은 여기서 끝난다. 선고는 그다음 주에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