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은 문화 주권의 최전선이었다
성북동 간송미술관을 처음 찾았다. 전통을 지키려고 1938년 모더니즘 건축을 택한 역설, 중국 반환을 앞둔 백사자상, 국가가 못 하던 일을 한 민간인이 감당했던 시간을 관장의 도슨트로 들었다.

성북동의 고요한 언덕 위에 자리한 간송미술관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도 간송 전형필 선생의 문화보국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이어가고 있는 전인건 관장이 직접 도슨트를 맡아 주어,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한 시대의 결단과 수호의 역사를 생생히 듣는 자리였다.
그분이 수집하신 작품 하나하나가 단지 미술사적 성취가 아니라, 식민의 압박 속에서도 우리 문화의 맥을 지키려 했던 치열한 선택의 결과임을 다시금 실감했다.
전통을 지키려고 가장 현대적인 형식을 골랐다
특히 이 공간이 1938년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 모더니즘 건축물이라는 점이라고 한다. 장식적 요소를 절제하고 기능성과 구조의 합리성을 강조한 건축 양식은, 전통 문화재를 수호하기 위한 ‘근대적 그릇’을 자처했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하다.
전통을 지키기 위해 가장 현대적인 형식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간송의 시대 인식과 전략적 통찰을 보여준다.
반환을 앞둔 백사자상 앞에서
또 오늘 처음 알게 된 사실이고 감동적인 점인데,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탈취되었던 유물인 ‘백사자상’을 간송 선생님이 직접 구입해 보관해왔었는데 지난 한중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중국 당국에 이관되기 전에 잠시 마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한 개인이나 한 기관의 소장품을 넘어, 역사적 상처를 복원하고 문화적 정의를 회복하는 과정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반환을 앞둔 유물을 통해 우리는 문화재가 국경을 넘는 외교의 언어이자, 신뢰와 화해의 상징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다.
문화는 기억의 정치이자 미래를 향한 약속
간송미술관은 단순한 사립미술관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던 시기에 한 민간인이 감당했던 문화 주권의 최전선이었고, 오늘날에는 한중 문화교류와 동아시아 역사 인식의 성찰을 촉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처음 방문했는데 눈이 호강한 시간이었을 뿐 아니라, 귀와 마음까지 단단히 일깨운 시간이었다. 문화는 결국 기억의 정치이자 미래를 향한 약속임을, 그 공간에서 다시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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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의 고요한 언덕 위에 자리한 간송미술관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도 간송 전형필 선생의 문화보국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이어가고 있는 전인건 관장이 직접 도슨트를 맡아 주어,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한 시대의 결단과 수호의 역사를 생생히 듣는 자리였다. 그분이 수집하신 작품 하나하나가 단지 미술사적 성취가 아니라, 식민의 압박 속에서도 우리 문화의 맥을 지키려 했던 치열한 선택의 결과임을 다시금 실감했다.
특히 이 공간이 1938년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 모더니즘 건축물이라는 점이라고 한다. 장식적 요소를 절제하고 기능성과 구조의 합리성을 강조한 건축 양식은, 전통 문화재를 수호하기 위한 ‘근대적 그릇’을 자처했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하다. 전통을 지키기 위해 가장 현대적인 형식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간송의 시대 인식과 전략적 통찰을 보여준다.
또 오늘 처음 알게된 사실이고 감동적인 점인데,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탈취되었던 유물인 ‘백사자상’을 간송선생님이 직접 구입 보관해왔었는데 지난 한중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중국 당국에 이관되기 전에 잠시 마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한 개인이나 한 기관의 소장품을 넘어, 역사적 상처를 복원하고 문화적 정의를 회복하는 과정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반환을 앞둔 유물을 통해 우리는 문화재가 국경을 넘는 외교의 언어이자, 신뢰와 화해의 상징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다.
간송미술관은 단순한 사립미술관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던 시기에 한 민간인이 감당했던 문화 주권의 최전선이었고, 오늘날에는 한중 문화교류와 동아시아 역사 인식의 성찰을 촉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처음 방문했는데 눈이 호강한 시간이었을 뿐 아니라, 귀와 마음까지 단단히 일깨운 시간이었다. 문화는 결국 기억의 정치이자 미래를 향한 약속임을, 그 공간에서 다시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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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페이스북 게시물을 옮겨 재편집한 것이다. 위 「원문 보기」에 수집 당시의 전문이 그대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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