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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태 아카이브
논평12분 분량

브뤼셀의 회심, 룰북에서 플레이북으로

EU가 AI법 시행을 유예·간소화하려는 초안이 유출됐다. Apply AI 전략과 이어지는 이 전환이 2026년 시행을 앞둔 한국 AI 기본법과 소버린 AI 전략에 던지는 질문을 정리했다.

브뤼셀의 회심, 룰북에서 플레이북으로 게시물에 첨부된 사진

유럽 AI법, ‘규제의 모델’에서 ‘혁신의 시험대’로

한때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고 선도적인 인공지능 규제의 상징이었던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의 AI Act(Artificial Intelligence Act)가 이제는 ‘재정비의 시점’을 맞고 있다. 2024년 8월 발효되어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인 이 법은, 인공지능의 “신뢰성(trustworthy)”과 “인간 중심(human-centric)”이라는 가치를 법제화한 세계 최초의 포괄적 규제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브뤼셀 내부에서 규제 부담 완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AI 규제의 브뤼셀 효과(Brussels Effect)”로 대표되던 유럽의 기조가 다시금 흔들리고 있다.

최근 Financial Times(FT)와 Reuters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 내부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출된 초안(draft leak)’은 AI법의 일부 조항을 완화하거나 유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초안은 공식 입법개정은 아니지만, 집행단계에서의 ‘규제 간소화(targeted simplification)’를 위한 일련의 수정안(proposed amendments)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문건 제목은 “Digital Package on Simplification: Proposal for a REGULATION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n the simplification of the implementation artificial intelligence rules, amending Regulation (EU) 2024/1689 (Digital Omnibus on AI)”(인공지능 규제 시행 절차 간소화를 위한 규정에 대한 유럽의회와 이사회 공동 제안)이다.

*출처: https://cdn.netzpolitik.org/wp-upload/2025/11/EU-Kommission-Digital-Omnibus-A-Data-Act-und-DSGVO.pdf

유출된 초안의 주요 내용: “규제를 늦추되, 혁신은 가속한다”

이번에 유출된 문서의 골자는 명확하다. “Regulate less where possible, apply better where necessary.” 주요 핵심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콘텐츠 워터마킹(Watermarking) 및 라벨링(Labeling) 의무 → 최대 1년의 전환기간 또는 유예기간(Grace Period) 부여

(2) 중소기업(SME)뿐 아니라 스몰 미드캡 기업(SMC: Small Mid-Cap Enterprises)까지도 문서화 간소화와 벌금 완화 확대

(3) 본래는 엄격하게 금지규제를 받았던 민감 개인데이터(Sensitive Personal Data)를 편향 탐지(Bias Detection) 및 수정(Correction) 목적으로 예외적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허용

(4) 일정 수준 이상의 AI 시스템은 등록(Registration)해야 하지만, ‘좁은 절차적 업무(Process-Oriented Tasks)만 수행하는 AI 시스템’(즉 사람의 의사결정이나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단순히 절차를 처리하는 AI)의 등록요건(Registration Requirement) 완화

(5) 본래 AI기본법 초안에는 기업이 직원들에게 AI 리터러시(AI literacy: AI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기본 역량)를 교육해야 할 의무가 있었으나, 그 책임을 기업 단위에서 위원회·회원국 수준으로 이전, 즉 ‘강제에서 장려로(From Enforcement to Encouragement)’ 전환

(6) AI Office 산하에 EU 차원의 ‘AI 샌드박스(Sandbox)’와 ‘실증(Real-World Testing)’ 확대 추진

(7) 기존에는 각 회원국이 자국 내 플랫폼과 AI 시스템을 직접 감독하도록 설계하는 분산된 감독체계는 기업으로서 부담스러운 규제구조였으나, 대형 플랫폼(VLOP, Very Large Online Platforms) 및 대형 검색엔진 내 AI 시스템에 대한 중앙집중 감독(Centralised Supervision) 체계를 구축해 하나의 중앙감독 창구로 통합해 기업부담을 완화

(8) AI Office가 특정 고위험(High-Risk) 또는 범용(General-Purpose AI) 시스템에 대해 ‘출시 전 적합성 검사(Pre-Market Conformity Check)’ 권한을 갖게 될 가능성 제기. 본래 규정에 따르면 공인된 ‘제3의 인증기구(notified body)’의 심사에 의존해야 했으나 ‘공급자 자가검증’ 형태로 바뀔 수 있음을 함축, 사실상 실질적인 감독 강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이 문건은 AI법의 ‘근본 정신’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실행(Implementation)’ 단계의 복잡성과 비용을 줄이겠다는 정책 기조를 반영한다. 또한 이 문건은 “조화된 표준(Harmonised Standards)과 감독 기구의 지연 이행이 효과적인 법 적용을 위태롭게 한다”고 경고하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표적 조정(Targeted Tweaks)’을 적극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유럽이 규제의 ‘적용 속도’를 대폭 조정하려는 명백한 신호라고 볼 수 있다.

Apply AI Strategy: “Regulate Smart, Deploy Fast”

이러한 규제 조정 흐름은 불과 한 달 전 공개된 유럽연합의 새로운 산업·혁신 전략, 즉 ‘Apply AI Strategy’(2025년 10월 8일 발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출처: https://digital-strategy.ec.europa.eu/en/policies/apply-ai). Apply AI 전략은 유럽이 ‘AI Continent’(인공지능 대륙)으로 거듭나기 위한 실행계획으로, AI 기술을 산업현장(산업 AX)과 공공서비스(공공 AX)에 적극 적용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미 많이 소개되었지만 Apply AI 전략의 핵심 골자는 크게 세 가지다.

(1) AI 채택 확대(Adoption and Deployment): 10대 전략 산업과 행정 분야에서 ‘AI 퍼스트(AI First)’ 원칙 적용

(2) 기술 주권(Technological Sovereignty) 강화: 데이터·컴퓨팅·오픈소스 자립 역량 강화

(3) 민관협력 AI 거버넌스(Co-Governance with Apply AI Alliance): 산업계·학계·정부 협업 플랫폼 구축

EU 집행위는 이 전략 발표 당시 “AI법이 규제의 틀(rulebook)을 마련했다면, 이제는 실행과 채택 단계로 이동할 때”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결국 규제의 ‘강도’에서 ‘활용’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셈이다.

결국 이번에 유출된 AI법 조정 초안은 이 Apply AI 전략의 논리적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규제를 풀겠다”기보다는 “AI 채택을 가속화하기 위해 규제를 다듬겠다”는 기조라는 것이다.

언론과 산업계 반응

이 유출문건에 대한 언론과 산업계의 반응은 분명히 엇갈리고 있다.

Financial Times는 “EU set to water down landmark AI Act after Big Tech pressure” 제하 보도에서 이를 “빅테크의 압력 결과”로 해석했다. (출처: https://www.ft.com/content/af6c6dbe-ce63-47cc-8923-8bce4007f6e1)

The Guardian은 “EU could water down AI Act amid pressure from Trump and Big Tech”라는 제목으로, EU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압박과 대기업의 로비 속에 ‘정책 현실화 모드’로 선회해버렸다고 보도했다. (출처: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5/nov/07/european-commission-ai-artificial-intelligence-act-trump-administration-tech-business)

Reuters는 EC가 AI법을 “일시 중단(Pause) 혹은 유예(Grace Period)”를 검토 중이며, 그 배경에는 “회원국 및 산업계의 준비 부족”이 있다고 언급했다. (출처: https://www.reuters.com/business/eu-weighs-pausing-parts-landmark-ai-act-face-us-big-tech-pressure-ft-reports-2025-11-07)

산업계는 “표준 부재, 과도한 문서 요구, 준비 부족”을 이유로 AI법의 유예를 환영하고 있지만, 인권단체 및 프랑스·북유럽 국가들은 “기본권(fundamental rights)과 투명성(transparency)” 후퇴를 우려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출처: https://www.witness.org/navigating-human-rights-in-the-eu-ai-act-witnesss-call-for-thoughtful-transparency/)

한국의 AI 기본법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유럽의 변화는 2026년 1월 시행을 앞둔 한국의 AI 기본법에도 직접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은 그간 EU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과 AI법을 모델로 삼아 ‘브뤼셀 효과’ 하에 규제체계를 정비해 왔다. 이제 유럽이 규제 속도를 늦추고 ‘혁신-채택’ 기조로 전환한다면, 한국의 AI 법제 설계 역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브뤼셀 효과의 순응구조를 탈피해서 다음과 같은 문제제기를 던지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1) 규제 플로어(Regulatory Floor) 변화: EU가 ‘유예와 간소화’를 택한다면, 한국이 ‘규제선도’를 고수하는 것은 AI 산업경쟁력 상 불리해질 우려가 있는 것은 아닌가?

(2) 소버린 AI 전략의 관점에서 본 AI 산업경쟁력 강화: GPU·HBM·AI 팩토리 등 하드웨어 공급망과 AI 소프트웨어 혁신을 연계한 소버린 AI 전략의 핵심은 ‘혁신친화적 규제’에 있어야 하지 않는가?

(3) 집행역량의 문제: AI 법제의 실패는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집행의 약함’에서 비롯된다. 한국 역시 선언적 법률 제정에 그치지 않고, AI 거버넌스(감독·조정기구), AI 규제 샌드박스(유연한 실험공간), AI 표준화 체계(명확한 기술·윤리 기준)를 함께 구축함으로써, 법이 실제로 작동하는 실행력 있는 규제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4) 소버린 AI 전략(Sovereign AI Strategy)의 관점에서 규제 아키텍처의 재설계: 한국은 이제 ‘규제 수입국’에서 ‘규제 디자인 국’으로 전환해야 한다. 즉, EU 규제 모델을 참조하되 국가 전략적 맥락에 맞는 ‘독자적 AI 규제 아키텍처’를 설계해야 하지 않을까?

결론 및 시사점: “From Rulebook to Playbook”

유럽의 AI 법체계가 이제 ‘룰북(rulebook)’에서 ‘플레이북(playbook)’으로 이동하고 있다. Apply AI 전략이 AI 채택과 혁신을 가속화하려는 정책적 방향이라면, 이번 문건에서 드러난 EU AI법 조정 방향은 이를 뒷받침하는 법제적 조치를 담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유럽은 규제의 무게중심을 “금지와 제한”에서 “적용과 확산”으로 옮기고 있으며, 이는 AI 혁신의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결단으로 읽힌다.

이같은 유럽의 정책 기조 변화는 한국에게 하나의 경고이자 기회다. EU의 규제레짐에 종속되는 ‘브뤼셀 효과’에서 벗어나, AI 기본법과 그 하위법령을 ‘소버린 AI 전략(Sovereign AI Strategy)’ 차원에서 재설계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AI 혁신을 억누르지 않으면서 신뢰성과 윤리를 지키는 규제 모델, 바로 그 ‘새로운 플레이북’의 초안을 이제 대한민국이 스스로 새롭게 작성해야 하지 않을까.

원문 보기

<<브뤼셀의 회심(回心): 유럽 AI 규제 완화 조짐과 ‘Apply AI Strategy’, 그리고 한국 소버린 AI 전략의 중대한 분기점>>

  1. 유럽 AI법, ‘규제의 모델’에서 ‘혁신의 시험대’로

한때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고 선도적인 인공지능 규제의 상징이었던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의 AI Act (Artificial Intelligence Act)가 이제는 ‘재정비의 시점’을 맞고 있다. 2024년 8월 발효되어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인 이 법은, 인공지능의 “신뢰성(trustworthy)”과 “인간 중심(human-centric)”이라는 가치를 법제화한 세계 최초의 포괄적 규제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브뤼셀 내부에서 규제 부담 완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AI규제의 브뤼셀 효과(Brussels Effect)”로 대표되던 유럽의 기조가 다시금 흔들리고 있다.

최근 Financial Times (FT)와 Reuters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 내부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출된 초안(draft leak)’은, AI법의 일부 조항을 완화하거나 유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초안은 공식 입법개정은 아니지만, 집행단계에서의 ‘규제 간소화(targeted simplification)’를 위한 일련의 수정안(proposed amendments)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문건 제목은 “Digital Package on Simplification: Proposal for a REGULATION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n the simplification of the implementation artificial intelligence rules, amending Regulation (EU) 2024/1689 (Digital Omnibus on AI) (인공지능 규제 시행 절차 간소화를 위한 규정에 대한 유럽의회와 이사회 공동 제안)이다.

*출처: https://cdn.netzpolitik.org/wp-upload/2025/11/EU-Kommission-Digital-Omnibus-A-Data-Act-und-DSGVO.pdf

  1. 유출된 초안의 주요 내용: “규제를 늦추되, 혁신은 가속한다”

이번에 유출된 문서의 골자는 명확하다. “Regulate less where possible, apply better where necessary.” 주요 핵심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콘텐츠 워터마킹 (Watermarking) 및 라벨링(Labeling) 의무 → 최대 1년의 전환기간 또는 유예기간(Grace Period) 부여

(2) 중소기업 (SME) 뿐 아니라 스몰 미드캡 기업 (SMC: Small Mid-Cap Enterprises)까지도 문서화 간소화와 벌금 완화 확대

(3) 본래는 엄격하게 금지규제를 받았던 민감 개인데이터 (Sensitive Personal Data)를 편향 탐지(Bias Detection) 및 수정(Correction) 목적으로 예외적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허용

(4) 일정 수준 이상의 AI 시스템은 등록(Registration) 해야 하지만, ‘좁은 절차적 업무(Process-Oriented Tasks)만 수행하는 AI시스템’(즉 사람의 의사결정이나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정해진 규칙에 따라 단순히 절차를 처리하는 AI)의 등록요건(Registration Requirement) 완화

(5) 본래 AI기본법 초안에는 기업이 직원들에게 AI 리터러시(AI literacy: AI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기본 역량)을 교육해야 할 의무가 있었으나, 그 책임을 기업 단위에서 위원회·회원국 수준으로 이전, 즉 ‘강제에서 장려로(From Enforcement to Encouragement)’전환

(6) AI Office 산하에 EU 차원의 ‘AI 샌드박스(Sandbox)’와 ‘실증(Real-World Testing) 확대 추진

(7) 기존에는 각 회원국이 자국내 플랫폼과 AI시스템을 직접 감독하도록 설계하는 분산된 감독체계는 기업으로서 부담스러운 규제구조였으나, 대형 플랫폼 (VLOP, Very Large Online Platforms) 및 대형 검색엔진 내 AI시스템에 대한 중앙집중 감독 (Centralised Supervision) 체계를 구축해 하나의 중앙감독 창구로 통합해 기업부담을 완화.

(8) AI Office가 특정 고위험 (High-Risk) 또는 범용 (General-Purpose AI) 시스템에 대해 ‘출시 전 적합성 검사(Pre-Market Conformity Check)’ 권한을 갖게 될 가능성 제기. 본래 규정에 따르면 공인된‘제3의 인증기구(notified body)’의 심사에 의존해야 했으나 ‘공급자 자가검증’ 형태로 바뀔 수 있음을 함축, 사실상 실질적인 감독 강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이 문건은 AI법의 ‘근본 정신’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실행(Implementation)’ 단계의 복잡성과 비용을 줄이겠다는 정책 기조를 반영한다. 또한 이 문건은 “조화된 표준 (Harmonised Standards)과 감독 기구의 지연 이행이 효과적인 법 적용을 위태롭게 한다”고 경고하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표적 조정(Targeted Tweaks)’을 적극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유럽이 규제의 ‘적용 속도’를 대폭 조정하려는 명백한 신호라고 볼 수 있다.

  1. Apply AI Strategy :“Regulate Smart, Deploy Fast”

이러한 규제 조정 흐름은 불과 한 달 전 공개된 유럽연합의 새로운 산업·혁신 전략, 즉 ‘Apply AI Strategy’(2025년 10월 8일 발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출처: https://digital-strategy.ec.europa.eu/en/policies/apply-ai). Apply AI 전략은 유럽이 ‘AI Continent’(인공지능 대륙)으로 거듭나기 위한 실행계획으로, AI 기술을 산업현장 (산업 AX) 과 공공서비스(공공AX)에 적극 적용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미 많이 소개되었지만 Apply AI 전략의 핵심 골자는 크게 세 가지다.

(1) AI 채택 확대 (Adoption and Deployment): 10대 전략 산업과 행정 분야에서 ‘AI 퍼스트(AI First)’ 원칙 적용

(2) 기술 주권 (Technological Sovereignty) 강화: 데이터·컴퓨팅·오픈소스 자립 역량 강화

(3) 민관협력 AI 거버넌스 (Co-Governance with Apply AI Alliance): 산업계·학계·정부 협업 플랫폼 구축

EU 집행위는 이 전략 발표 당시 “AI법이 규제의 틀 (rulebook)을 마련했다면, 이제는 실행과 채택 단계로 이동할 때”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결국 규제의 ‘강도’에서 ‘활용’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셈이다.

결국 이번에 유출된 AI법 조정 초안은 이 Apply AI 전략의 논리적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규제를 풀겠다”기보다는 “AI 채택을 가속화하기 위해 규제를 다듬겠다”는 기조라는 것이다.

  1. 언론과 산업계 반응

이 유출문건에 대한 언론과 산업계의 반응은 분명히 엇갈리고 있다.

Financial Times는 “EU set to water down landmark AI Act after Big Tech pressure” 제하 보도에서 이를 “빅테크의 압력 결과”로 해석했다. (출처: https://www.ft.com/content/af6c6dbe-ce63-47cc-8923-8bce4007f6e1)

The Guardian은 “EU could water down AI Act amid pressure from Trump and Big Tech”라는 제목으로, EU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압박과 대기업의 로비 속에 ‘정책 현실화 모드’로 선회해버렸다고 보도했다.(출처: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5/nov/07/european-commission-ai-artificial-intelligence-act-trump-administration-tech-business).

Reuters는 EC가 AI법을 “일시 중단(Pause) 혹은 유예(Grace Period)”를 검토 중이며, 그 배경에는 “회원국 및 산업계의 준비 부족”이 있다고 언급했다. (출처: https://www.reuters.com/business/eu-weighs-pausing-parts-landmark-ai-act-face-us-big-tech-pressure-ft-reports-2025-11-07).

산업계는 “표준 부재, 과도한 문서 요구, 준비 부족”을 이유로 AI법의 유예를 환영하고 있지만, 인권단체 및 프랑스·북유럽 국가들은 “기본권 (fundamental rights) 과 투명성(transparency)” 후퇴를 우려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출처: https://www.witness.org/navigating-human-rights-in-the-eu-ai-act-witnesss-call-for-thoughtful-transparency/)

  1. 한국의 AI 기본법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유럽의 변화는 2026년 1월 시행을 앞둔 한국의 AI 기본법에도 직접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은 그간 EU의 GDPR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과 AI법을 모델로 삼아 ‘브뤼셀 효과’ 하에 규제체계를 정비해 왔다. 이제 유럽이 규제 속도를 늦추고 ‘혁신-채택’ 기조로 전환한다면, 한국의 AI 법제 설계 역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브뤼셀 효과의 순응구조를 탈피해서 다음과 같은 문제제기를 던지며 새로운 방향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1) 규제 플로어(Regulatory Floor) 변화 : EU가 ‘유예와 간소화’를 택한다면, 한국이 ‘규제선도’를 고수하는 것은 AI 산업경쟁력 상 불리해질 우려가 있는 것은 아닌가?

(2) 소버린 AI전략의 관점에서 본 AI 산업경쟁력 강화: GPU·HBM·AI 팩토리 등 하드웨어 공급망과 AI 소프트웨어 혁신을 연계한 소버린 AI 전략의 핵심은 ‘혁신친화적 규제’에 있어야 하지 않는가?

(3) 집행역량의 문제: AI 법제의 실패는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집행의 약함’에서 비롯된다. 한국 역시 선언적 법률 제정에 그치지 않고, AI 거버넌스(감독·조정기구), AI 규제 샌드박스(유연한 실험공간), AI 표준화 체계(명확한 기술·윤리 기준)를 함께 구축함으로써, 법이 실제로 작동하는 실행력 있는 규제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4) 소버린 AI 전략 (Sovereign AI Strategy)의 관점에서 규제 아키텍처의 재설계: 한국은 이제 ‘규제 수입국’에서 ‘규제 디자인 국’으로 전환해야 한다. 즉, EU 규제 모델을 참조하되 국가 전략적 맥락에 맞는 ‘독자적 AI 규제 아키텍처’를 설계해야 하지 않을까?

  1. 결론 및 시사점: “From Rulebook to Playbook”

유럽의 AI 법체계가 이제 ‘룰북(rulebook)’에서 ‘플레이북(playbook)’으로 이동하고 있다. Apply AI 전략이 AI 채택과 혁신을 가속화하려는 정책적 방향이라면, 이번 문건에서 드러난 EU AI법 조정 방향은 이를 뒷받침하는 법제적 조치를 담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유럽은 규제의 무게중심을 “금지와 제한”에서 “적용과 확산”으로 옮기고 있으며, 이는 AI 혁신의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결단으로 읽힌다.

이같은 유럽의 정책 기조 변화는 한국에게 하나의 경고이자 기회다. EU의 규제레짐에 종속되는 ‘브뤼셀 효과’에서 벗어나, AI 기본법과 그 하위법령을 ‘소버린 AI 전략(Sovereign AI Strategy)’차원에서 재설계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AI 혁신을 억누르지 않으면서 신뢰성과 윤리를 지키는 규제 모델, 바로 그 ‘새로운 플레이북’의 초안을 이제 대한민국이 스스로 새롭게 작성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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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페이스북 게시물을 옮겨 재편집한 것이다. 위 「원문 보기」에 수집 당시의 전문이 그대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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