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의 시대: AI 지정학과 대한민국의 전략적 선택
로버트 머가는 국제질서의 불안정을 7가지 구조적 균열로 진단한다. 그 위에서 AI는 전략자산이 되었고, 한국의 과제는 미·중 사이의 선택이 아니라 다층적인 '조합 설계'라는 정리.

“세계는 단 하나의 이유로 붕괴된 것이 아니다. 여러 구조적 요인이 중첩되며 균열이 발생한 것이다.”(The world did not break for one reason. It broke for several.)
안보 전문가 로버트 머가(Robert Muggah)는 오늘날 국제질서의 불안정을 단일 사건이 아닌, 상호 결합된 구조적 ‘7가지 균열’의 결과로 진단한다. 그는 이러한 균열이 누적되며 기존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사실상 해체시켰고, 향후 세계는 단일 규범 체제가 아니라 중견국 중심의 ‘패치워크형 협력 질서’로 재편될 것이라고 본다.
세계를 뒤흔드는 7가지 구조적 균열
첫째, 냉전 이후 유지되던 단극 체제(unipolarity)의 종말이다. 미국 중심 질서는 더 이상 규칙·시장·안보를 일방적으로 제공할 수 없게 되었고, 영향력 있는 국가들이 급증하면서 국제정치는 안정된 균형이 아니라 경쟁이 과밀한 다극 구조(multipolar contestation)로 전환되었다.
둘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UN 헌장 질서에 대한 직접적 도전이었다. 동시에 글로벌 남반구 다수 국가들의 비동조(non-alignment)는 기존 질서를 지탱하던 규범적 합의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셋째, 중국·인도 등 신흥국의 부상으로 미국의 ‘단일 중심성(singularity)’이 약화되었다. 미국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더 이상 유일한 중심은 아니며, 국제기구는 이러한 권력 이동을 반영하지 못한 채 대표성과 정당성의 괴리를 노출하고 있다.
넷째, 상호의존의 무기화(weaponized interdependence)이다. 금융·공급망·기술 네트워크가 협력의 기반에서 제재와 압박의 수단으로 전환되면서, 국가 간 신뢰는 약화되고 탈동조화(decoupling)와 리스크 분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다섯째, ‘America First’ 기조의 제도화이다. 미국 스스로 다자주의와 동맹 체제를 약화시키며 기존 질서의 기반을 흔들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공백과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여섯째, 기술 발전과 결합된 분쟁의 확산이다. 드론과 디지털 기술은 전쟁의 비용과 진입장벽을 낮추며 ‘전쟁의 민주화(democratization of warfare)’를 촉진하고 있고, 그 결과 분쟁은 증가하고 더 빠르고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곱째,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적 충격이다. 공급망 취약성 노출, 국가중심 산업정책으로의 귀환, 불평등 및 민족주의 심화, 인적 이동 감소 등은 글로벌화의 기반을 약화시키며 구조적 균열을 심화시키고 있다.
전략자산이 된 AI
이러한 구조적 전환 속에서 AI는 더 이상 산업 기술의 범주에 머물지 않는다. AI는 전략자산이자 지정학적 경쟁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했으며, 모델·데이터·반도체·클라우드·알고리듬 표준은 모두 국가 간 영향력 투사의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기술 의존성 자체가 안보 리스크로 전환되는 가운데, 전쟁 역시 AI·드론·사이버 기술을 기반으로 저비용·고속화되며 공격과 방어의 속도 격차가 국가안보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AI 역량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는 단순한 기술 격차를 넘어 구조적 안보 취약국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선택이 아니라 조합 설계
결국 대한민국 AI 지정학의 핵심 과제는 ‘선택’이 아니라 ‘조합 설계’에 있다. 미·중 간 이분법적 정렬을 넘어 기술동맹·시장·규범을 분리하고 재결합하는 다층적 전략이 요구된다. 동시에 소버린 AI 역량(모델·데이터·인프라)을 확보하여 외부 의존 리스크를 관리하고, AI 보안을 국가 전략의 중심 축으로 재편해야 한다. 요컨대 대한민국은 중견국으로서 AI 기반 복원력(resilience)을 축으로 한 다중 정렬 전략과 능동적 규범 설계자 역할을 수행할 때, 새로운 질서 속에서 전략적 자율성과 영향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Robert Muggah(2026.4), “7 reasons why the old order broke — and how middle powers might define the new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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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의 시대, 패치워크 질서: AI 지정학과 대한민국의 전략적 선택>>
“세계는 단 하나의 이유로 붕괴된 것이 아니다. 여러 구조적 요인이 중첩되며 균열이 발생한 것이다.”(The world did not break for one reason. It broke for several.)
안보 전문가 로버트 머가(Robert Muggah)는 오늘날 국제질서의 불안정을 단일 사건이 아닌, 상호 결합된 구조적 ‘7가지 균열’의 결과로 진단한다. 그는 이러한 균열이 누적되며 기존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사실상 해체시켰고, 향후 세계는 단일 규범 체제가 아니라 중견국 중심의 ‘패치워크형 협력 질서’로 재편될 것이라고 본다. 그가 제시한 ‘세계를 뒤흔드는 7가지 구조적 균열’은 다음과 같다.
첫째, 냉전 이후 유지되던 단극 체제(unipolarity)의 종말이다. 미국 중심 질서는 더 이상 규칙·시장·안보를 일방적으로 제공할 수 없게 되었고, 영향력 있는 국가들이 급증하면서 국제정치는 안정된 균형이 아니라 경쟁이 과밀한 다극 구조(multipolar contestation)로 전환되었다.
둘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UN 헌장 질서에 대한 직접적 도전이었다. 동시에 글로벌 남반구 다수 국가들의 비동조(non-alignment)는 기존 질서를 지탱하던 규범적 합의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셋째, 중국·인도 등 신흥국의 부상으로 미국의 ‘단일 중심성(singularity)’이 약화되었다. 미국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더 이상 유일한 중심은 아니며, 국제기구는 이러한 권력 이동을 반영하지 못한 채 대표성과 정당성의 괴리를 노출하고 있다.
넷째, 상호의존의 무기화(weaponized interdependence)이다. 금융·공급망·기술 네트워크가 협력의 기반에서 제재와 압박의 수단으로 전환되면서, 국가 간 신뢰는 약화되고 탈동조화(decoupling)와 리스크 분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다섯째, ‘America First’ 기조의 제도화이다. 미국 스스로 다자주의와 동맹 체제를 약화시키며 기존 질서의 기반을 흔들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공백과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여섯째, 기술 발전과 결합된 분쟁의 확산이다. 드론과 디지털 기술은 전쟁의 비용과 진입장벽을 낮추며 ‘전쟁의 민주화(democratization of warfare)’를 촉진하고 있고, 그 결과 분쟁은 증가하고 더 빠르고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곱째,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적 충격이다. 공급망 취약성 노출, 국가중심 산업정책으로의 귀환, 불평등 및 민족주의 심화, 인적 이동 감소 등은 글로벌화의 기반을 약화시키며 구조적 균열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전환 속에서 AI는 더 이상 산업 기술의 범주에 머물지 않는다. AI는 전략자산이자 지정학적 경쟁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했으며, 모델·데이터·반도체·클라우드·알고리듬 표준은 모두 국가 간 영향력 투사의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기술 의존성 자체가 안보 리스크로 전환되는 가운데, 전쟁 역시 AI·드론·사이버 기술을 기반으로 저비용·고속화되며 공격과 방어의 속도 격차가 국가안보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AI 역량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는 단순한 기술 격차를 넘어 구조적 안보 취약국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대한민국 AI 지정학의 핵심 과제는 ‘선택’이 아니라 ‘조합 설계’에 있다. 미·중 간 이분법적 정렬을 넘어 기술동맹·시장·규범을 분리하고 재결합하는 다층적 전략이 요구된다. 동시에 소버린 AI 역량(모델·데이터·인프라)을 확보하여 외부 의존 리스크를 관리하고, AI 보안을 국가 전략의 중심 축으로 재편해야 한다. 요컨대 대한민국은 중견국으로서 AI 기반 복원력(resilience)을 축으로 한 다중 정렬 전략과 능동적 규범 설계자 역할을 수행할 때, 새로운 질서 속에서 전략적 자율성과 영향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Robert Muggah(2026.4), “7 reasons why the old order broke — and how middle powers might define the new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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